사도 후기 - 유아인, 송강호 주연
지난주 토요일 사도를 보고 왔습니다.
최근 볼만한 영화도 없고 주위에서 유아인 연기가 감동스럽다는 얘기를 들어서
시청을 결정하였습니다. 영화 사도는 유아인, 송강호 주연의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은 사건을 영화화하였습니다.
따라서 스토리는 어느정도 예측가능하고,
역사를 좀 아는 사람에게는 자세한 사건의 전말까지 알고 영화를 보는 것이라..
기대치를 많이 낮추고 봤습니다.
우선, 제가 이 영화를 보고 남은건 딱 두가지입니다.
첫번째는 유아인 오줌마시는 연기입니다.
베테랑에 이어 명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건 염불노래입니다.
노래가 매우 좋더군요.
이 두가지를 빼고는 저에게는 영화의 러닝타임도 길었고,
이야기가 계속 늘어져 지루했습니다.
우선 한국영화가 가장 많이 지적받은 진지한 영화 중간중간에 어이없는 '피식'급
개그요소를 첨가하여 웃음을 유도하려했는데 별로 웃기지도 않았고,
스토리를 알고있기때문에 도대체 사도세자는 언제 죽는거야?라는 의문과
사도세자가 죽은 후에는 도대체 영화를 언제끝내려는거야?
이 두가지가 영화보는 내내 제 머릿속에 멤돌았습니다.
물론 웰메이드, 좋은 영화인건 인정합니다.
촬영구도도 좋았고 음악도 좋았습니다.
송강호와 유아인이 펼치는 연기는 감탄을 자아낼만 하였으며
적재적소에 조연들을 배치한점이 눈에 띄더군요.
그리고 집에와서 사도세자관련한 내용을 찾아보았더니
승정원일기, 한중록 등 역사사료에 나와있는 장면을 철저하게 고증하여 구현하였더군요.
영화 한장면 한장면이 전부 역사책에 기록된 내용이라 찾아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재미'가 없었습니다.
재미란 무엇일까요.. 제가 기대했던건 영조와 사도세자- 정조로 이어지는 3대를
왕가의 입장이 아닌 인간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성찰을 하는 것을 기대하였지만
실제로는 그 스토리 그대로..
막판에 이런 부분에 대한 강조를 하려고 하였지만
이미 지루함을 느껴버린 뒤라 아쉬웠습니다.
예술 영화가 아닌 상업 영화에 재미가 없다..
물론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상업영화로 갖춰야할
기본을 못갖춘 것이므로 치명적 약점인건 분명합니다.
이 영화는 이준익감독 영화입니다.
제가 최근 이준익감독 영화를 보면서 제가 느낀점은 왕의남자, 라디오스타를 정점으로
점점 하락세를 면치 못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이번 사도는 예전에 제작했던 영화인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연장선으로 보입니다.
두 영화를 모두 봤지만 느낌이 비슷합니다.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지만 지루하다..
이 영화는 현재 네티즌 평점 8.05, 관람객평점 8.39 평론가 및 기자 평점 7.54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개인적 평가를 하라고 한다면 7점을 주고 싶습니다.
7점을 주는 이유는 위에 서술한대로 잘 만들었지만,
잘 만들어놓은 영화의 방향이 재미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